맘님 2022. 6. 17. 21:29

내가 나의 감옥이다

유안진

한눈팔고 사는 줄은 진즉 알았지만
두 눈 다 팔고 살아온 줄은 까맣게 몰랐다

언제 어디에서 한눈을 팔았는지
무엇에다 두 눈 다 팔아먹었는지

나는 못 보고 타인들만 보였지
내 안은 안 보이고 내 바깥만 보였지

눈 없는 나를 바라보는 남의 눈들 피하느라
나를 내 속으로 가두곤 했지

가시껍데기로 가두고도
떫은 속껍질에 또 갇힌 밤송이

마음이 바라면 피곤체질이 거절하고
몸이 갈망하면 바늘편견이 시큰둥해져
겹겹으로 가두어져 여기까지 왔어라

* 내가 나의 감옥이다
모든 것은 내 마음에서 일어난다

스스로 가두어놓은 자아와
눈물겨운 해후를 할 수 있다면

새롭게 출발하기를 다짐하는
멋진 오늘되시기를 응원합니다

대밭.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