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낭송의 향기

모란이 피기까지는

맘님 2017. 4. 14. 23:24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좋은글,낭송의 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늘빛 그리움  (0) 2017.04.15
노년에는...  (0) 2017.04.14
삶을 위한 기도  (0) 2017.04.13
당신의 노년을 지혜롭게 준비하라  (0) 2017.04.13
라일락꽃  (0) 2017.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