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 피어 있는 길
홍정희
상아빛 꽃들이 산을 밝힙니다
아버지의 그림자는 눈송이처럼 날아올라 눈에 밟히고
그가 남겨놓은 기억은 향기 속에 살아나고 있습니다
마음은 아직도 둔덕에 남아 일렁이는 햇살로 곰실 내리쬐고
토담으로 이어진 담벽에는 담쟁이덩굴 한 뼘씩 늘어나
앵두나무도 졸고 있습니다
꽃이 한창일 때는 앞산에 와 속살거리는
은밀한 향기에 또 얼마나 가슴이 뛰고 있었던가
다시 꽃망울이 옷 속에 파고들고
이슬방울처럼 지난 날들이 영글어 가고 있습니다
빈 그림자만 꽃그늘 속으로 쏟아집니다
가끔씩 꽃이 날리는 저녁답이면
별빛 하늘에 노래 소리가 들려옵니다
강아지도 꼬리를 칩니다
가까운 곳에선 작은 목소리 속삭여 옵니다
그 여름이 가기 전
쏟아지는 향연에 밟히는 마을길을 따라갑니다
아카시아꽃(꽃말 : 품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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