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탄고토(甘呑苦吐)
달면 삼키고 쓰면 뱉다.
[달 감(甘-0) 삼킬 탄(口-4) 쓸 고(十十-5) 토할 토(口-3)]
사람은 누구나 이익을 탐한다.
득이 되는 곳에는 들러붙고, 해가 되는 곳은 외면하는 것이 상정이다.
그것을 잘 표현한 '달면 삼키고(甘呑) 쓰면 뱉는다(苦吐)'란 속담이 있다.
신의를 돌보지 않고 자기의 이익만 꾀하거나
자신의 비위에 따라서 사리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인심이 朝變夕改(조변석개)하는 것이 권세가 있을 때는
아부하다 몰락하면 냉대하는
炎凉世態(염량세태)나 附炎棄寒(부염기한)라는 말도 낳았다.
茶山(다산) 丁若鏞(정약용)이 엮은
'耳談續纂(이담속찬, 纂은 모을 찬)'에 이 말이 나온다.
이 책도 241개의 속담을 한자 8자로 표현하고
그 아래 한문으로 뜻을 적어놓아 소중한 민속자료로 되어 있다.
이 말이 나온 부분에는
'이전에는 달게 먹던 것도 지금은 쓰다고 뱉는다.
사람은 이익에 따라 교묘히 바뀐다
(昔以甘茹 今乃苦吐 言人情巧於自利也/
석이감여 금내고토 언인정교어자리야)'는 뜻으로 사용됐다.
茹는꼭두서니 여, 먹는다는 뜻도 있다.
뒷간 갈 적과 올 적 마음 다르다는 것도
'上圊而歸 心異去時(상청이귀 심이거시)'로 올라 있다.
圊은 뒷간 청. 圊房(청방), 圊圂(청혼, 圂은 뒷간 혼)도 변소이다.
이 말에 따르는 나무 이야기가 있다.
나무에게는 달과 바람, 새란 친구가 있다.
달은 밤을 같이 지내주고
언제나 웃을 뿐 말이 없는 이심전심의 친구다.
바람은 변덕 많고 제멋대로 찾아왔다
후딱 가버릴 뿐 아니라 세게 불어 상처를 안기기도 하고,
새는 노래를 불러 주기는 하지만
역시 제 맘대로 왔다 가서 믿을 수 없다.
그래도 나무는 달이라 환대하고
바람과 새를 박대하는 법이 없이,
오면 다행으로 생각하고 오지 않는다고 불행해 하는 법이 없다.
득에 따라 좌우되는 인간에게
믿음이 밑바탕이 되는 朋友有信(붕우유신)의 가르침을 인간에게 준다.
쓰게 되면 뱉는 세태가 지나쳐 손가락질을 받는 일은 부지기수다.
정치권에선 노정객들이 이곳저곳을 옮기는 것이나
진박과 비박의 진흙탕 싸움을 보고 이익 따라 춤춘다고 욕하지만
그런 행위를 부추기거나 원인을 제공한 정당도 나을 것 없다.
- 제공 : 안병화(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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