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그림의 향기*

[스크랩] 필 묵란도 /민영익

맘님 2016. 12. 22.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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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묵란도(筆墨蘭圖) 세로 204.5 cm 가로 71.3 cm (上)

1905년 러일 전쟁 후 친일 정권이 수립되자 상해로 망명하여 오창석(吳昌碩) 등과 교유하였으며, 그곳에서 죽었다. 묵란(墨蘭), 묵죽(墨竹)을 특히 잘 그렸다. 민영익의 난 그림은 개성이 뚜렷하여 쉽게 다른 이의 작품과 구별되는데, 그것은 전통의 흐름에서 볼 때도 확연히 이탈하여 국내에서는 스승을 찾기 힘들다. 상해 시절에 교우했던 오창석과의 강한 연결은 두 사람의 밀접한 교분을 대변하는 것이다.

 

필묵죽도(筆墨竹圖) 한국(韓國) / 조선(朝鮮) 세로 : 198.5 cm / 가로 : 66.1 cm(下)이 묵죽은 그의 대표작의 하나로 또 다른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묵죽》과 대련(對聯)을 이루는 것으로 보인다. 두 작품을 비교하면 묵죽 그림이 종횡으로 조금씩 좁은 것을 알 수 있는데, 이것은 표구(表具)할 때 잘려나간 것으로 추측된다. 묘경(妙境)에 이른 힘찬 필선은 댓줄기보다 댓잎에 더 공들인 듯하며, 마구 가한 붓놀림의 속도감과 더불어 화면에 박진감을 더해준다. 우측 상단에 '천심죽재주인사(千尋竹齋主人寫)'의 관지(款識)가 있다.

짙은 먹색의 댓잎을 계속 포개어 바람에 나부끼는 모습을 묘사한 이 대나무는 자칫 대나무 잎의 묵색이 과도하게 느껴지기 쉬운데 옅은 먹으로 처리된 바위와 어울려 농도가 조절되고 있다.
그의 사군자는 근대로의 이행기를 살았던 한 불운한 지식인의 자기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대상의 사실성을 뛰어넘어 대나무와 바위의 형상에 자신의 정신을 불어넣음으로써 사군자도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민영익 [閔泳翊, 1860~1914]




출처 : 이쁘고 고운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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