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님의 <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이란 책에서
우르주스 베얼리(1969~)의 그림을 보고 며칠을 유쾌하게 지냈습니다.
아래 그림은 빈센트 반 고흐가 아를에 살 때 그린 <아를의 침실>입니다.
어수선한 고흐의 방을 보고 베얼리는 참을 수 없었나 봅니다.
어때요? 깔끔하게 정리 되었나요?^^
고흐가 그다지 고마워할 것 같지는 않군요.
르네상스 시대의 네델란드 화가 피터 브뤼겔(1525~1569)이 그린
<카나발과 금욕기간의 싸움>입니다.
카니발을 맞은 마을 광장에 베얼리가 장내 정리를 맡고 나섰습니다.
장내 정리가 완료되었습니다.
그 많던 사람들은 한 무더기로 따로 모셔졌습니다.
사람들을 몰아내버린 베얼리에 대한 브뤼겔의 감정은 어떨런지...
추상화도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초현실주의 화가 후앙 미로(1893-1983)의 <종달새의 노래>는
기하학 무늬를 해체한 뒤 형태와 색깔 별로 분류해 가지런히 쌓아올립니다.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긴 선은 돌돌 말아버리고
짧게 구부러진 선들은 펼쳐버리네요.
어지러운 책상 서랍을 정리한듯이 깔끔합니다.
미로가 이 작품을 본다면 살짝 속이 상하면서도
유쾌한 웃음을 터뜨릴 것 같습니다.
예술을 정리한다. 기발하죠?
수많은 화가들이 예술이란 이름으로 어질러놓은 것들을
다 정리하려면 일생을 바쳐도 모자랄 것입니다.
우르주스 베얼리..........
코미디언, 엔터테이너, 디자이너를 겸한 스위스 태생의 예술가라는데
많이 바쁘겠습니다.^^
저자의 마지막 멘트...
``이제까지 철학자들은 여러가지 방식으로 세계를 어지럽혔을 뿐이다.
문제는 그것을 정돈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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