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이수-
딸 손잡고 가파른 학교까지 숨이 멈출 듯이 뛰고
아침 거른 딸, 학교 앞 꼬챙이 가래떡을 쥐여주신
아버지
아침마다 손수건 정성껏 다려 뒷주머니에 넣고
세상에서 젤 깨끗한 딸 콧물만 닦은
아버지
가족 위해 가는 팔목으로 산만한 가구를 등에 메고 다닌
아버지
내 딸 대학수석이요 목 뇌어 산에 가서 메아리쳐 부르며 춤춘
아버지
다 큰 딸 눈이 부시다 손 못 잡는 수줍은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아프시다
아버지 위해 딸은 아무것도 해 드릴 수가 없다
몸에 있는 물 다 흘려도 끝나지 않는 슬픔이 흐른다
아버지는 기억을 잃어가고
딸은 더 많은 기억으로 채워져도
그보다 더한 은혜 받아본 기억 없다
그가 아프다
그의 기억이 비어간다
딸은 빈손이다
아무것도 해 드릴 수 없는 빈손에 소금물만 가득하다
Isoo
(Poem & Painting)
(C) Copyright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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