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경의 향기

시민공원 불빛

맘님 2022. 3. 5. 22:47

























* 시민공원의 불빛

시간은 늙지 않는다.

참 많은 사람들이 세월을 원망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애석해 했다.

한 곳에서 꽃을 피운 화초들과
한 자리에서 천년을 산 나무는
오히려 시간을 보듬어 안았다.

꽃과 나무는 시간과 세월을
밖으로 표현하지 않고
안으로, 안으로
새기고 삭여 들였다.

사람은 마음으로 얽히고 설킨
그 굴레를 벗어나진 못했지만
사월에 피는 꽃의 영광과
시월에 열매 맺은
나무의 풍성함을 찬양하기도 했다.

어찌 사람의 마음을
꽃과 나무로 비견하며
어찌 사람의 마음으로
시간의 영광을 온전히 노래하겠는가

가는 세월과 오는 시간이
아름답게만 피어나길 희구하진 않는다.

시간은 사랑처럼 스스로 위대하고
세월은 애정처럼
스스로 따스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늙겠느냐
세월이 낙엽처럼 지겠느냐
사람의 마음만 시간 속에서
스스로를 힘겨워하지.

청춘은 봄이
오지 않아도 아름답고
노년은 겨울이 오지 않아도
외로움을 이미 안다.

제 스스로 읽은 세월의 무게 속에서
시간은 스스로 늙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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