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꽃 아래서
이해인
차마
하늘을 바라볼 수 없는 것일까
수줍게 늘어뜨린
연보랏빛 꽃타래
혼자서 등꽃아래 서면
누군가를 위해
꽃등을 밝히고 싶은 마음
나도 이젠
더 아래로
내려가야하리
세월과 함께
뚝뚝 떨어지는 추억의 꽃잎을 모아
또 하나의 꽃을 피우는 마음으로
노래를 불러야 하리
때가 되면 아낌없이
보랏빛으로 보랏빛으로
무너져 내리는 등꽃의 겸허함을
배워야 하리
?애잔한 연보랏빛 등나무꽃
송이송이 늘어진게 꼭 포도 송이 같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신을 낮추는
겸손의 자세로 피어나는 사랑의 꽃등
아름다운 봄날
등나무꽃 그늘에 앉아
잠시나마 향기로운 꽃이고 싶다
오늘도 상큼하게 시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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