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낭송의 향기

나이 불혹에 알았습니다

맘님 2022. 6. 8. 20:59

나이 불혹에 알았습니다

박금숙

당신은 남자!

나는 여자!

그렇게 제 할일만 하고 살면

되는줄 알았습니다

글쟁이는 잉크에 미쳐야 하고

그림쟁이는 물감에 미쳐야 한다기에

나도 무언가에 미쳐살면

그 뿐인줄 알았습니다

글쟁이도 그림쟁이도 아닌 내가

그릇에 밥만 담을줄 알았지

사랑 한 술 담을 줄을 몰랐습니다

때론 식탁에 김치보다 꽃 한송이가

더 절실하다는걸 몰랐습니다

나이 불혹에서야

당신 밥알에 돌이 씹힌다는걸 알았습니다

차마 뱉지 못하고 이가시리도록

꾹꾹 삼켰다는걸 알았습니다

당신이 내민 커피한잔에

아픔 눈물이 씹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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