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불혹에 알았습니다
박금숙
당신은 남자!
나는 여자!
그렇게 제 할일만 하고 살면
되는줄 알았습니다
글쟁이는 잉크에 미쳐야 하고
그림쟁이는 물감에 미쳐야 한다기에
나도 무언가에 미쳐살면
그 뿐인줄 알았습니다
글쟁이도 그림쟁이도 아닌 내가
그릇에 밥만 담을줄 알았지
사랑 한 술 담을 줄을 몰랐습니다
때론 식탁에 김치보다 꽃 한송이가
더 절실하다는걸 몰랐습니다
나이 불혹에서야
당신 밥알에 돌이 씹힌다는걸 알았습니다
차마 뱉지 못하고 이가시리도록
꾹꾹 삼켰다는걸 알았습니다
당신이 내민 커피한잔에
아픔 눈물이 씹힙니다